AI 시대 생존 전략

AI 시대, 사라지는 줄 알았던 연탄 배달원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

neomilion0317 2025. 8. 7. 10:33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수많은 직업이 자동화되고 있다. 물류는 드론이 담당하고, 택배는 무인 픽업함을 통해 전달되며, 전력과 난방은 스마트 미터와 원격 제어를 통해 관리된다. 도시의 집들은 점점 전기, 도시가스, 열공급 시스템으로 통합되고 있고, 신축 건물에서는 연탄이란 단어조차 찾기 어려워졌다. 이처럼 기술이 모든 삶의 영역을 바꿔나가는 가운데, 여전히 겨울이면 검은 연탄을 등에 지고 골목길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연탄 배달원’이라 부른다. 누군가는 이제 연탄도, 배달원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2020년대 중반을 살고 있는 지금도 전국적으로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수만 세대에 달하며, 특히 도시 외곽과 농촌, 산동네, 저소득층이 밀집한 구도심 지역에서는 연탄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난방 연료다. 그 연탄을 나르는 사람들, 즉 연탄 배달원은 단순히 노동자가 아니다. 그들은 기술이 아직 닿지 못한 공간을 직접 두 발로 걷고, 두 손으로 온기를 전하는 현장의 마지막 사람들이다. 이 글에서는 AI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연탄 배달원의 존재 이유와 이들의 활동이 가지는 인간적, 사회적, 구조적 의미를 네 가지 측면에서 자세히 살펴본다.

 

AI 시대에도 연탄 배달원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

 

AI 시대, 연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다수 사람들은 연탄이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아직도 7만여 가구 이상이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등 산간 지역과 도시 외곽의 노후 주택지에서는 여전히 연탄이 유일하거나 주요한 난방 수단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연탄은 초기 설치 비용이 거의 없고, 단가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가스보일러는 설치비와 배관 공사가 수백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가정에겐 부담스러운 선택이다. 게다가 일부 지역은 지형이나 배관 구조상 도시가스 인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연탄은 지속적으로 공급이 필요한 연료다. 1세대당 하루 평균 2~4장의 연탄을 소비하며, 겨울철 한 달이면 최소 수백 장이 필요하다. 연탄은 1장에 약 3.5kg이며, 한 번에 수십 장을 옮기려면 단단한 체력과 경험이 요구된다. 이 무겁고 더러운 연탄을 자동화 장비로 운반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골목이 좁고, 계단이 많고, 창고는 지하에 있는 경우도 많다. 드론이나 로봇이 택배 상자는 나를 수 있어도, 연탄의 무게와 현장 조건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결국, 연탄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연탄을 나를 사람 역시 여전히 필요하다.

 

연탄 배달은 노동이 아니라 ‘사람 간 온기’의 전달이다

연탄 배달원은 단지 물건을 나르는 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때때로 하루 중 유일하게 방문하는 손님이며, 현장에서 이웃의 안부를 묻는 유일한 사회적 접촉일 수 있다.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 중 상당수는 고령의 독거노인, 장애가 있는 분들, 혹은 가족과 단절된 이들이다. 이들은 스스로 연탄 창고를 열고 배달받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배달원은 “할머니 나오지 마세요, 제가 안쪽까지 옮겨놓을게요”라며 마당을 지나 집 안 깊숙한 곳까지 연탄을 정리해주고, 어떤 이들은 직접 난로까지 교체해주기도 한다. 한 연탄 나눔 봉사자는 “겨울이 되면 저희가 배달하는 연탄은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어르신들이 ‘누군가 날 생각해주고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AI는 연탄 수량을 계산할 수 있고, 최적의 배달 경로를 제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어르신의 손을 잡고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일은 할 수 없다. 연탄 배달원은 단지 연탄을 나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존재를 직접 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들의 손에는 검정 먼지가 묻어 있지만, 그 손이 전하는 온기에는 어떤 고급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진심이 담겨 있다.

 

AI와 자동화가 닿지 못하는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연탄 배달이 기계화되지 않는 이유는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현장의 구조적 특수성 때문이다. 연탄을 사용하는 주택 대부분은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골목에 위치하거나, 가파른 경사 위에 지어진 집이다. 이런 곳은 일반 화물차조차 들어가기 힘들고, 자동화 장비는 크기나 동작의 한계로 투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어떤 배달원은 하루 10가구 이상을 돌며 700kg에 달하는 연탄을 수레에 실어 직접 끌고 오르내린다. 계단이 있는 집에서는 일일이 들쳐 메야 하고, 눈이 내리는 날에는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온몸을 긴장시키며 발을 내딛는다. 기술은 언제나 수익성이 있는 곳부터 적용된다. 연탄을 사용하는 이들은 경제적으로 열악하거나, 구조적으로 배제된 계층이다. 이들에게 고가의 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하거나, 맞춤형 로봇을 투입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효율적이지 않다. 따라서 연탄 배달은 아직까지도 인간이 아닌 다른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노동 형태 중 하나다. 게다가 이 일은 단순히 ‘힘이 세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연탄 창고의 위치, 무게 배분, 수레의 각도, 주민과의 대화 방식까지 현장을 아는 사람만이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정교한 기술직에 가깝다.

 

AI는 대체할 수 없는 연탄 배달원! 마을의 구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많은 연탄 배달원은 단지 에너지를 옮기는 물류 인력이 아니라, 지역의 감시자이자 복지 전달자 역할까지 맡고 있다. 그들은 매일 같은 골목을 걷고, 같은 이들의 얼굴을 마주하며, 주민들의 변화나 위기 상황을 누구보다 먼저 감지한다. 어떤 배달원은 평소보다 조용한 집 앞에서 이상함을 느끼고 문을 두드렸고, 알고 보니 어르신이 쓰러진 채 며칠을 보내고 있었다. 또 다른 배달원은 연탄가스 냄새를 맡고 즉시 구조 요청을 해 인명을 구한 사례도 있다. 이 모든 것은 AI가 감지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사람의 감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들은 이름 없이 존재하지만, 지역에서만큼은 가장 신뢰받는 사람들이다. 자치단체도 점점 이들의 역할에 주목해, 마을 복지 파트너, 고립가구 모니터링 요원 같은 방식으로 연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연탄 배달원은 단순히 한 집 한 집을 잇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단절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마지막 끈이다. 그들의 발걸음이 사라진다면, 그 골목에선 하루에도 수십 건의 이상 신호가 아무도 모르게 지나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