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인공지능은 반복적인 사무 작업을 넘어, 디자인·마케팅·영상 제작까지 폭넓게 관여하고 있으며, 기술을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생존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통 직업을 가진 장인이나 수공예가들은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2025년 현재, 수백 년의 전통을 이어온 직업군 중 일부는 오히려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새로운 부흥을 맞이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예가는 유튜브로 해외 소비자와 연결되고, 한복 디자이너는 AI 패턴 생성 도구를 통해 디자인의 폭을 넓히며, 목공예가는 SNS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든다. 디지털 역량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전통 기술의 생존과 확장을 위한 ‘기본 언어’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전통 직업 종사자들이 지금 당장 익혀야 할 핵심 디지털 역량 5가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그 실제 활용 사례와 전략까지 함께 제시한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 역량 – ‘나의 기술’을 콘텐츠로 바꾸는 능력
전통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어떻게 보여주고, 기록하고, 전달하느냐의 문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쇼츠 등의 플랫폼은 단순한 마케팅 도구를 넘어, 기술 전시 공간이자 개인 브랜드를 만드는 무대로 작용한다.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 한복을 염색하는 과정, 옻칠을 반복하는 모습 등은 영상 콘텐츠로 제작될 때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몰입을 제공한다.
전통 직업 종사자는 이제 단순히 ‘장인’의 역할만 해서는 생존하기 어렵다. 기술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 즉 사진 촬영, 영상 편집, 글쓰기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능력이 필수가 되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시작 가능하며, 간단한 편집 앱만으로도 고퀄리티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전통 기술의 깊이와 과정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며, 이는 곧 브랜딩과 수익화로 연결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SNS 운영 및 퍼스널 브랜딩 역량 – 사람과 기술 사이의 ‘관계 맺기’
기술을 만드는 것과 그것을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전통 기술이 아무리 훌륭해도, 그 가치를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SNS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내 기술을 어떻게 브랜드화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다. 퍼스널 브랜딩은 단순한 자랑이 아니다. 내가 가진 기술의 철학과 세계관을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작품의 결과물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 실패 사례, 작업 공간 등을 공유하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유튜브에서는 장인의 하루를 브이로그 형태로 소개하거나, 전통 기술의 의미를 해설하는 콘텐츠를 통해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SNS는 제품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이야기를 공유하는 공간이며, 이 공간에서 꾸준한 활동이 곧 신뢰자산이 된다. 장인은 이제 단지 기술자이기보다,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 이 역량이 전통 직업의 생존을 넘어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다.
온라인 커머스 및 디지털 결제 역량 – ‘기술’을 ‘상품’으로 전환하는 힘
장인의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기술이 시장과 연결되지 않으면 생계로 이어질 수 없다. 최근에는 많은 전통 직업 종사자들이 직접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활용 능력이다. 스마트스토어, 카카오메이커스, 크몽, 아이디어스, 에쓰몰 등은 전통 공예 제품을 판매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며, 이 플랫폼을 제대로 이해하고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상품 등록, 사진 촬영, 설명 작성, 배송 관리, 재고 파악, 디지털 결제 시스템 연동 등은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단순한 반복으로 충분히 익힐 수 있다. 특히 결제 시스템은 반드시 알아야 할 항목 중 하나다.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결제 환경을 갖추지 않으면 구매 전환율이 떨어지고, 사업이 지속되기 어렵다. 따라서 전통 직업 종사자는 자신의 기술을 상품화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작은 창업가’의 마인드와 디지털 운영 역량을 함께 가져야 한다.
AI 인공지능 도구 활용 역량 – 전통 기술을 확장하는 현대의 도제 시스템
전통 기술과 AI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AI는 장인의 기술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도구로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예가는 AI 기반 3D 모델링 툴을 활용해 형상을 실험하고, 한복 디자이너는 AI 패턴 생성기를 통해 문양의 조합을 테스트할 수 있다. 목공 장인은 AI 설계 소프트웨어로 가구 배치를 시뮬레이션하고, 옻칠장은 AR 시각화를 통해 전수 교육의 효율을 높인다.
이처럼 AI는 반복적 작업을 줄이고, 실험의 속도를 높이며, 오류 가능성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AI 번역 도구나 음성 텍스트 변환 도구를 활용하면, 해외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낮출 수 있다. 중요한 건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관점의 차이다. AI는 장인의 철학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철학을 더 넓은 세상에 전파하기 위한 ‘확성기’ 역할을 한다. 앞으로의 전통 직업 종사자는 기술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과 함께 일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디지털 역량은 전통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되살리는 힘이다
많은 전통 직업 종사자들이 디지털 기술을 두려워한다. 익숙하지 않고, 배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술 생존의 기반 조건이다. 전통은 지켜야 할 가치지만, 그 가치가 세상과 연결되지 않으면 고립된 기억으로 사라진다. 디지털 역량은 전통 기술을 현대의 언어로 번역해주는 힘이며, 그 힘을 익히는 것이야말로 장인의 철학을 오래도록 이어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제 전통 직업인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콘텐츠 창작자이자 브랜드 운영자, 글로벌 마케터, AI 활용자이기도 하다. 시대는 변했고, 그 변화는 두려움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디지털 기술을 익히는 것은 전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을 다음 세대로 옮기는 다리를 놓는 일이다. 그 다리를 건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현대의 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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