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언제나 인간의 노동 방식을 변화시켜 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급격하게 일의 본질 자체를 뒤흔드는 시기는 유례가 없다. AI 기술의 확산과 플랫폼 기반 경제의 부상은 전통 직업군에 위기이자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지역 기반의 생계형 직업군, 예를 들어 목수, 한복 장인, 이발사, 수공예가, 도예가와 같은 전통 기술 종사자들은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고객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에 들어섰다. 단골 고객과 지역 내 신뢰를 기반으로 이어지던 생존 방식이 디지털 전환이라는 벽 앞에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플랫폼은 생존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핵심은 단순히 온라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전통 기술을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본문에서는 전통 직업군이 플랫폼 시대에 어떻게 대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지, 실질적인 전략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오프라인 의존의 한계와 플랫폼 확장의 필요성
전통 직업군 대부분은 오랜 시간 오프라인 중심의 생태계에서 운영되어 왔다. 장인의 기술력은 소문을 타고 퍼졌고, 고객은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장인을 찾았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디지털 시대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고객들은 이제 물건과 서비스를 ‘검색’하고 ‘비교’하고 ‘후기’를 통해 신뢰를 형성하는 패턴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 속에서 전통 직업군이 여전히 오프라인 채널에만 의존한다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는커녕 기존 고객조차 잃을 위험이 높아진다. 더욱이 젊은 세대는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고, SNS를 통해 감성적 연결을 시도하며, 온라인을 통해 관계를 형성한다. 이들은 단순히 기술력만으로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는다. ‘누가’,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이 작업을 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전통 직업군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닌 ‘자기 자신을 알리는 공간’으로 이해해야 한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스마트스토어, 유튜브, 그리고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신을 콘텐츠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첫 번째 전략이 되어야 한다.
AI 시대 기술력에 감성을 입히는 디지털 브랜딩 전략
전통 직업군이 플랫폼에서 성공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온라인에 진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플랫폼은 수많은 콘텐츠가 넘쳐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기술력 그 자체보다 전달 방식이 더욱 중요해지는 구조다. 여기서 핵심은 ‘기술 + 브랜딩’의 결합이다. 수제 장인이 만든 도자기가 아무리 완성도가 높다고 해도, 소비자는 제품 그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끌린다. 작업의 시작 과정, 사용된 도구, 창작자의 철학, 실패와 시도 등을 함께 전달하는 방식은 소비자에게 감정적 몰입을 유도한다. 이러한 콘텐츠를 꾸준히 생성하고, 시각적으로 매력적으로 구성하며, 진정성 있는 설명을 덧붙일 때 플랫폼 내에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복을 만드는 장인이 작업 과정을 담은 짧은 영상을 인스타그램 릴스로 올리고, 그 배경 이야기를 블로그에 정리하고, 결과물을 스마트스토어에 등록한다면, 단순한 한복 제작자가 아닌 ‘스토리가 있는 장인’으로 인식된다. 이는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경쟁을 가능하게 한다. 더불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가미하는 방식은 젊은 소비자층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 결국 전통 직업군이 플랫폼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선 기술력에 감성을 입히는 디지털 브랜딩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AI 시대 플랫폼 맞춤형 콘텐츠 운영 전략
모든 플랫폼은 고유한 사용자의 기대와 소비 패턴을 가지고 있다. 전통 직업군이 효과적으로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는 각 플랫폼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해야 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 블로그는 검색 최적화(SEO)에 강하기 때문에 장인의 작업 기록, 노하우 정리, 비교 리뷰, 고객 후기 등의 텍스트 중심 콘텐츠에 유리하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감성 중심 플랫폼으로, 시각적 임팩트가 있는 작업 사진, 디테일 컷, 짧은 영상이 강점을 가진다. 유튜브는 작업 과정을 다룬 영상, 기술 시연, 창작자의 철학을 설명하는 인터뷰 형식 영상 등 장기 콘텐츠 운영에 적합하다. 또한 최근에는 클래스101과 같은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에 입점해 ‘기술을 가르치는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모든 플랫폼에 같은 콘텐츠를 복붙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채널에 맞게 콘텐츠의 길이, 톤, 내용 구성 방식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이다. 콘텐츠 운영은 단발성 홍보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주기로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사용자 피드백에 응답하며, 팔로워들과의 감성적 연결을 지속해야 한다.
연결과 협업, 혼자 생존하지 말고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플랫폼 시대는 혼자의 힘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구조다. 연결과 협업은 전통 직업군에게 생존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도예 장인이 캘리그래피 작가와 협업하여 예술 작품을 공동 제작하거나, 가죽 공예가가 패션 브랜드와 한정판 콜라보를 진행하는 방식은 브랜드의 외연을 확장시킨다. 또한 지역 유튜버, 사진작가,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면, 장인의 작업이 보다 감각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이러한 협업은 단지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플랫폼 내에서의 노출도 높이고 서로의 팔로워를 공유할 수 있는 전략이 된다. 또한 오프라인 체험 콘텐츠를 온라인과 연결하는 방식도 유효하다. 예를 들어, 직접 공방을 방문하여 체험한 고객의 후기를 영상으로 제작하고, 이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업로드하면 ‘브랜드 경험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전통 직업군이 플랫폼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자’에서 ‘창작자’로, ‘개인’에서 ‘네트워크’로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확장하고, 플랫폼 내에서의 연결을 적극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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